차밭은 4월20일 곡우（穀雨） 지나 차를 따기 시작할 무렵연두빛 차잎들이 싱그럽게 돋아나는 봄날 찾아가는 게 제일 좋다고 합니다.하지만 지난주 남도 여행길 해질녘에 들른 보성 가을 차밭도 초록 융단을 깔아놓은 듯 아름다웠습니다.

대한다원 뒷산으로 해가 넘어간 뒤로는 푸른 빛이 덜하긴 했어도늦은 시간이라 사람들이 거의 없는 호젓한 차밭을 온전히 누릴 수 있었습니다.

보성 대한다원은 삼나무 숲이 차밭 곳곳에 어우러져 있습니다.꽤 오래 전 수녀와 비구니가 자전거를 타고 가던 인상적인 CF가바로 봄날 대한다원 삼나무길에서 찍었던 거랍니다.

차밭은 서 있는 위치와 바라보는 시선에 따라 서로 다른 표정을 짓습니다.

유려한 곡선으로 등고선을 그리는 차밭은 누가 찍어도 한폭 풍경화가 됩니다.

장흥 득량만에서 어떤 분을 뵙고 오후 늦게 해남으로 옮겨가기 앞서모처럼 여기까지 왔는데 보성 차밭을 안 보고 가기가 섭섭해 봇재로 올라섭니다.율포 바닷가에서 보성읍으로 넘어가는 봇재는 안개가 봇물처럼 몰려온다고 해서 봇재랍다.

이 고갯길 일대엔 여러 다원들이 가꾸는 차밭이 수백만평에 이른답니다.봇재를 지나다 서쪽 하늘이 구름 사이로 빛내림을 하기에 찍어왔는데 실력이 부족해 우중충합니다.＋_＋

대한다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나면 맨먼저 삼나무 진입로가 사람들을 맞아들입니다.하늘을 향해 30m쯤 뻗은 삼나무 길이 300m 가까이 이어집니다.

3년 만에 다시 찾은 대한다원, 정식 이름은 대한다업 보성다원입니다.50만평으로 국내에서 가장 클 뿐 아니라 차밭과 주변 풍광이 아름다워전국에서 하나뿐인 녹차 관광농원으로 인가받았습니다.그래서 보성 차밭 중에 유일하게 입장료를 2천원씩 받습니다.광양 청매실농원, 고창 학원농장과 함께 가장 성공적인 관광농원으로 꼽힙니다.

조금 걸어 들어가면 ````````````````다원 쉼터````````````````가 있습니다.1층에선 차와 녹차아이스크림, 커피를 팔고2층은 차잎을 갈아 넣은 자장면, 냉면을 파는 식당입니다.

그 앞에 가파른 산자락을 깎아 일군 차밭이 계단식 다락논처럼 솟아 있습니다.하늘과 맞닿은 녹색 정원입니다.

대한다원은 1957년 창업주 장영섭님이 활성산 자락 해발 530m오선봉 주변 황폐한 민둥산을 일구면서 시작됐답니다.중장비도 없던 시절이라 수십년 노력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도